
컨버티드
마음을 훔치는 데이터분석의 기술
닐 호인 지음, 이경식 옮김, 더퀘스트 , 2022년
Converted: The Data-Driven Way to Win Customers' Hearts, Neil Hoyne , Portfolio, 2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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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들은 데이터를 많이 모으면 고객을 더 잘 이해할 수 있다고 믿는다. 그러나 데이터가 많다고 통찰이 저절로 생기는 것은 아니다. 저자 닐 호인은 구글에서 10년 넘게 데이터분석팀을 총괄하며 2,500건이 넘는 글로벌 기업을 대상으로 데이터 기반 마케팅 전략을 설계하고, 구매전환율을 400퍼센트 이상 끌어올린 인물이다.
이 책은 데이터 분석 기법을 설명하는 책이 아니라, 데이터를 통해 고객을 이해하고 관계를 만들며 장기적인 가치를 창출하는 방법을 알려주는 책이다. 데이터는 숫자가 아니라 사람이라는, 단순하지만 잊기 쉬운 진실을 정면으로 다룬다. 데이터 시대에 마케터뿐 아니라 고객을 상대하는 모든 직장인과 리더가 읽어야 할 이유다.
1. 고객을 숫자가 아니라 사람으로 보라
데이터 뒤에는 사람이 있다
기업은 어느 때보다 많은 데이터를 가지고 있다. 홈페이지 방문 기록, 앱 사용 기록, 구매 이력, 광고 클릭, 검색어, 상담 기록까지 고객이 움직일 때마다 데이터가 남는다. 문제는 데이터가 부족한 것이 아니다. 너무 많다는 것이다. 많은 기업이 그래서 '빅데이터'를 외친다. 가능한 한 많은 데이터를 모아두면 언젠가는 가치가 생길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닐 호인의 생각은 정반대다. 기업이 먼저 해야 할 일은 데이터를 모으는 일이 아니라 무엇을 알고 싶은지를 결정하는 일이다.
그는 기업들이 엄청난 양의 데이터를 수집하기 전에 먼저 “우리가 마주하고 있는 비즈니스 기회는 무엇인가?”라는 질문을 던져야 한다고 말한다. 데이터를 많이 가지고 있다고 좋은 의사결정을 내리는 것이 아니다. 중요한 것은 필요한 데이터를 가지고 있느냐이다. 데이터 분석을 공부하다 보면 흔히 방법부터 찾는다. 무슨 분석을 해야 할까. 회귀분석을 해야 할까. 머신러닝을 해야 할까. 대시보드를 만들어야 할까. 그러나 순서가 바뀌었다. 먼저 질문해야 한다. 우리는 어떤 문제를 해결하려고 하는가?
기업의 데이터에는 결국 사람이 있다. 클릭 하나에도 사람이 있고 구매 하나에도 사람이 있다. 하지만 우리는 어느 순간 사람을 잊고 숫자만 보기 시작한다. 방문자 10만 명. 클릭률 3.5퍼센트. 전환율 2.1퍼센트. 구매 고객 2,100명. 숫자로 바뀌는 순간 고객의 얼굴이 사라진다.
저자는 디지털 마케팅에서 사용하는 클릭 수, 방문자 수 같은 용어들이 오히려 마케터가 고객을 사람으로 바라보지 못하게 만들 수 있다고 지적한다. 고객은 누군가의 가족이고 친구이며, 자신의 욕망과 고민을 가지고 있는 사람인데 스프레드시트에서는 하나의 행(row)으로 존재한다. 이 책의 중요한 출발점은 그래서 단순하다. 데이터 분석은 인간에 대한 연구다. 고객이 무엇을 클릭했는지를 보는 것이 끝이 아니다. 왜 클릭했는지 알아야 한다. 고객이 무엇을 샀는지를 보는 것도 끝이 아니다. 왜 그 제품을 선택했는지 알아야 한다. 한 번 구매했는지를 보는 것도 충분하지 않다. 다시 돌아올 가능성이 있는 고객인지 알아야 한다. 데이터는 답이 아니다. 고객을 이해하기 위한 단서다.
저자는 가장 성공적인 마케터들은 데이터를 단순히 해석하는 데 그치지 않는다고 말한다. 그들은 데이터를 더 큰 이야기를 들여다보는 창으로 생각한다. 고객과 어떻게 더 적극적으로 대화할 수 있는지 고민하고, 고객을 더 깊게 이해하기 위해 질문을 계속한다. 기업이 데이터를 수집하는 이유도 달라져야 한다. ‘얼마나 많은 데이터를 모았는가’가 아니라, ‘고객을 얼마나 더 잘 이해하게 되었는가’가 되어야 한다. 이 차이가 데이터 중심 기업과 데이터에 매몰된 기업을 가른다.
전환보다 관계가 먼저다
오늘날 디지털 마케팅의 가장 강력한 유혹은 '전환'이다. 광고를 보여주고 클릭하게 만든다. 홈페이지에 들어오면 회원가입을 유도한다. 상품 페이지에 들어오면 구매를 재촉한다. 고객이 지금 당장 행동하게 만들면 마케팅 성과가 명확하게 나타난다. 마케터 입장에서는 매력적이다. 광고비를 얼마 썼고, 몇 명이 클릭했고, 몇 명이 구매했는지를 보고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여기에는 함정이 있다. 고객은 기업이 원하는 속도로 움직이지 않는다.
닐 호인은 소비자가 아주 간단한 상품을 구매할 때조차 브랜드와 몇 차례 상호작용한 뒤에야 결정을 내리는 경우가 많다고 말한다. 그런데 기업은 첫 만남부터 구매를 요구한다. ‘처음 만난 사람에게 곧바로 청혼하는 것’에 비유한다. 관계 형성은 생략한 채 “지금 결혼합시다”라고 말하는 셈이다.
책에 등장하는 하이힐 고객 사례는 이를 극적으로 보여준다. 한 고객이 수백 달러짜리 하이힐을 구매하기 위해 온라인 쇼핑몰을 무려 262번 방문했다. 마케터 입장에서 결과만 보면 성공이다. 광고 클릭 → 사이트 방문 → 구매. 전환이 일어났다. 하지만 고객 관점에서 다시 보면 전혀 다른 이야기가 된다. 이 고객은 구매하기 전까지 262번이나 사이트를 방문했다. 그동안 광고를 수없이 클릭했을 가능성이 있다. 결국 구매는 했지만 고객을 데려오기 위해 사용한 광고비가 이익보다 더 클 수도 있다.
더 중요한 문제는 따로 있었다. 기업은 그 고객이 같은 사람인지 제대로 알아보지 못했다. 첫 방문 고객과 262번째 방문 고객이 거의 같은 경험을 했다. 262번이나 찾아온 고객에게 “무엇을 찾고 계십니까?” “구매를 망설이는 이유가 무엇입니까?”라고 질문하지 않았다. 구매를 도와줄 특별한 정보를 제공하지도 않았다. 결국 고객은 하이힐 한 켤레를 사고 다시 돌아오지 않았다.
이 사례는 전환율이라는 지표의 한계를 보여준다. 전환율만 보면 성공이다. 고객 관계를 보면 실패일 수 있다. 저자가 말하는 ‘Converted’는 그래서 단순히 구매 버튼을 누르게 만드는 것이 아니다. 단발성 방문자를 관계가 이어지는 고객으로 바꾸는 것이다.
이 책을 관통하는 세 단어가 있다. 대화(Conversation), 관계(Relationship), 발전(Development)이다. 먼저 대화해야 한다. 고객의 행동에는 힌트가 있다. 첫 방문과 다섯 번째 방문은 다르다. 상품을 장바구니에 담는 행동과 다시 빼는 행동도 다르다. 가격 페이지를 반복해서 보는 고객과 제품 설명만 보는 고객도 다르다. 마케터는 이런 행동을 고객이 보내는 ‘신호’로 읽어야 한다. 예를 들어 처음 방문한 고객에게는 제품을 이해하도록 돕는 것이 중요하다. 여러 차례 방문한 고객이라면 무엇을 망설이고 있는지 파악해야 한다. 구매 직전 고객이라면 최종 결정을 도와야 한다. 구매 후 고객이라면 관계가 계속 이어지도록 해야 한다. 그런데 많은 기업의 웹사이트는 모든 고객에게 같은 말을 한다. “지금 구매하세요.” 고객 관계에 단계가 없다는 뜻이다.
좋은 마케팅은 고객을 밀어붙이는 것이 아니라 고객이 보내는 신호에 맞춰 대화를 이어가는 것이다. 그래서 저자는 질문의 중요성을 반복해서 강조한다. “질문을 할 때는 언제나 분명한 의도가 있어야 한다.” 좋은 질문은 단순히 정보를 얻기 위한 질문이 아니다. 답을 들은 뒤 행동을 바꿀 수 있어야 한다. 예를 들어 호텔이 고객에게 묻는다고 해보자. “숙박은 만족스러우셨습니까?” 이 질문으로 무엇을 바꿀 수 있을까. 반면 “이번 숙박에서 우리가 더 잘할 수 있었던 한 가지는 무엇입니까?”라고 묻는다면 서비스 개선의 실마리를 얻을 수 있다. 질문의 가치가 달라진다. 데이터도 마찬가지다. 답을 얻어도 아무것도 바꿀 생각이 없다면 그 데이터를 수집할 이유도 없다.
따라서 데이터를 수집하기 전에 세 가지 질문을 던져야 한다. 무엇을 알고 싶은가? 그 질문에 답할 데이터가 있는가? 답을 알게 되면 무엇을 다르게 할 것인가? 세 번째 질문에 답하지 못한다면 데이터 수집을 멈추는 편이 낫다. 데이터 수집의 출발점을 가설과 행동 가능성에 두고 있다.
모든 고객은 같지 않다
기업에서 흔히 듣는 말이 있다. “모든 고객은 소중하다.” 고객 서비스 철학으로는 맞는 말이다. 하지만 자원 배분 전략으로는 틀릴 수 있다. 기업이 사용할 수 있는 시간과 돈은 제한되어 있다. 모든 고객에게 같은 비용을 사용할 수 없다. 그래서 『컨버티드』의 두 번째 중요한 개념이 등장한다. 고객생애가치(Customer Lifetime Value, CLV)다. 고객생애가치는 한 고객이 기업과 관계를 유지하는 동안 만들어낼 것으로 예상되는 가치를 뜻한다. 단순히 오늘 얼마를 구매했느냐가 아니다. 앞으로 얼마나 자주 구매할지, 얼마나 오래 관계를 유지할지, 얼마나 많은 가치를 만들어낼지를 본다.
여기에 중요한 사실이 하나 있다. 고객 가치는 균등하지 않다. 저자는 일반적으로 소수의 충성 고객이 전체 고객 가치의 큰 부분을 만든다고 설명한다. 우리가 아는 사람 중 약 20퍼센트가 전체 가치의 약 80퍼센트를 만들어내는 경향을 고객 관계에 비유한다.
항공 산업은 이를 쉽게 보여준다. 항공사를 자주 이용하는 상위 고객이 매출의 상당 부분을 만든다. 그렇다고 나머지 고객을 무시하라는 말은 아니다. 비행기는 모든 좌석을 채워야 한다. 핵심은 모든 고객을 같은 고객으로 취급하지 말라는 것이다. 고객 가치에 따라 다른 관계 전략을 가져야 한다. CLV가 높은 고객은 유지가 중요하다. 잠재 가치가 높은 고객은 관계를 키워야 한다. 가격에 민감하고 비용이 많이 발생하는 고객에게는 과도한 마케팅비를 쓰지 않아야 한다. 흥미로운 것은 이 분석에 거창한 빅데이터가 필요하지 않다는 점이다.
닐 호인은 고객생애가치를 계산하기 위해 최소한 세 가지 데이터부터 시작할 수 있다고 말한다. 고객 ID, 거래 날짜, 거래 금액이다. 이 부분은 데이터 분석을 어렵게 생각하는 기업에 중요한 메시지를 준다. 기업들은 데이터 분석을 이야기하면 먼저 시스템을 생각한다. CRM을 도입해야 한다. 데이터레이크를 만들어야 한다. AI 시스템이 필요하다.
그런데 저자의 접근은 반대다. 작게 시작하라고 한다. 고객을 구분하고, 언제 구매했고, 얼마나 구매했는지 먼저 알아보라는 것이다. 분석에서 가장 먼저 필요한 것은 복잡한 모델이 아니다. 분석 가능한 데이터 구조와 좋은 질문이다.
고객 ID 하나만 제대로 관리해도 고객 행동의 역사가 보이기 시작한다. 누가 처음 구매했는가. 누가 다시 구매했는가. 누가 계속 구매하고 있는가. 누가 떠나고 있는가. 여기에 구매 금액과 날짜가 연결되면 고객 관계의 질을 상당 부분 설명할 수 있다. 그래서 고객 데이터의 출발점은 ‘빅데이터’가 아니라 ‘연결된 데이터’다. 262번 방문했던 고객 사례가 실패한 이유도 데이터가 없어서가 아니다. 데이터가 연결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기업은 262개의 방문 기록을 가지고 있었지만, 그것이 한 사람의 262번 방문이라는 사실을 제대로 활용하지 못했다. 262개의 데이터와 한 고객의 262번 행동 데이터는 전혀 다르다. 전자는 트래픽이고 후자는 관계다. 이 차이를 이해해야 한다.
좋은 기업은 데이터를 믿는 것이 아니라 질문하고 실험한다
저자는 데이터 맹신을 경계한다. 사람들은 흔히 “데이터 기반 의사결정”이라는 말을 좋아한다. 객관적으로 들리기 때문이다. 그러나 데이터가 있다고 판단까지 객관적인 것은 아니다. 사람들은 자신의 역할과 관심이라는 렌즈를 통해 데이터를 해석한다. 같은 매출 데이터를 놓고도 영업팀과 마케팅팀의 해석이 다르다. 영업팀은 판매 역량의 결과라고 한다. 마케팅팀은 캠페인 성과라고 한다. 제품팀은 제품 경쟁력 때문이라고 한다. 데이터는 같지만 이야기는 달라진다.
그렇기 때문에 데이터 분석에서 필요한 것이 가설과 실험이다. 저자가 제안하는 방식은 상당히 실용적이다. 조직에서 새로운 아이디어를 제안할 때 다음 네 가지를 명확하게 적도록 하라고 한다. 첫째, 제안하는 가설은 무엇인가? 둘째, 이 가설을 뒷받침하는 데이터는 무엇인가? 셋째, 그 가설을 어떻게 테스트할 것인가? 넷째, 테스트 결과를 바탕으로 무엇을 다르게 할 것인가? 이 네 가지 질문은 사실 데이터 분석의 거의 모든 과정을 압축한다. 가설을 세운다. 근거를 찾는다. 실험한다. 배운다. 그리고 다시 행동한다.
데이터 기반 조직이 된다는 것은 데이터 전문가를 많이 채용한다는 의미가 아니다. 질문하고 실험하고 학습하는 방식이 조직의 습관이 되는 것이다. 저자는 마케터가 모든 통계 모델과 분석 기법의 작동 원리를 알 필요는 없다고 한다. 대신 어떤 분석 방법이 존재하는지 알고, 어떤 문제에 어떤 분석이 필요한지 판단해서 데이터 분석가와 연결할 수 있어야 한다. 이것은 오늘날 직장인에게도 중요한 데이터 리터러시다.
직장인이 데이터 사이언티스트가 될 필요는 없다. 하지만 이런 질문은 할 수 있어야 한다. 우리가 해결하려는 문제는 무엇인가. 어떤 데이터가 필요한가. 분석 결과가 나오면 무엇을 바꿀 것인가. 이 숫자를 믿을 근거는 무엇인가. 다른 해석은 가능한가. 이 질문을 할 수 있다면 이미 데이터 기반으로 일하고 있는 것이다.
『컨버티드』는 데이터 분석 책처럼 보인다. 이 책을 읽고 나면 고객 관계에 관한 책이라는 생각이 든다. 더 정확하게는 데이터를 통해 인간을 이해하는 방법에 관한 책이다. 기업들이 데이터에 집착하는 이유는 미래를 알고 싶기 때문이다. 누가 구매할지. 누가 떠날지. 어떤 제품을 좋아할지. 하지만 데이터가 고객의 마음을 완벽하게 알려주지는 않는다. 데이터는 단지 고객이 남긴 흔적이다. 그 흔적을 보고 질문하고, 대화하고, 관계를 만들어가야 한다.
그래서 이 책에서 가장 중요한 문장은 이것이다. “이제 마케팅의 성공과 실패를 가르는 것은 고객 그리고 고객 관계 강화로 이어지는 고객과의 대화가 될 것이다.” 데이터 기술이 발전할수록 역설적으로 사람을 보는 능력이 중요해진다. 클릭 뒤의 사람을 보고, 구매 뒤의 관계를 보고, 데이터 뒤의 욕망을 봐야 한다. 그 순간 데이터는 숫자에서 통찰로 바뀐다. 그리고 고객은 방문자에서 관계를 맺는 사람으로 바뀐다. 그것이 진정한 의미의 컨버티드다.
2.조직 및 개인을 위한 실행 전략
조직 차원의 실행 전략
첫째, 고객 식별 체계부터 정비한다. 이름, 이메일, 고유 ID 세 가지만 있으면 고객생애가치 분석이 가능하다. 거창한 CRM 시스템을 새로 구축하기 전에, 지금 가진 데이터로 고객 한 사람 한 사람을 식별할 수 있는지부터 점검한다. 이 세 가지 데이터를 '연결'하는 것이 모든 데이터 전략의 출발점이다.
둘째, CLV 기준으로 자원배분 원칙을 세운다. 모든 고객에게 같은 자원을 쓰는 관행을 버리고, 상위 20퍼센트 우량 고객에게 마케팅과 서비스 자원을 우선 배분하는 원칙을 조직 차원에서 명문화한다. 동시에 매출의 나머지를 채워주는 일반 고객층을 위한 최소한의 대응 체계도 함께 설계한다.
셋째, 데이터 수집 전 3단계 질문을 의무화한다. 가설이 무엇인지, 이를 뒷받침할 데이터가 있는지, 답을 안 뒤 무엇을 다르게 실행할 것인지를 모든 데이터 프로젝트 기획 단계에서 반드시 답하게 한다. 행동으로 이어지지 않는 데이터 수집은 원천 차단하는 절차로 만든다.
넷째, 결제 완료 시점의 질문 설계를 표준화한다. 고객 신뢰가 가장 높은 순간에 짧고 구체적인 질문을 던지는 프로세스를 전사 차원에서 설계한다. 여기서 얻은 정성 데이터를 CLV 같은 정량 데이터와 함께 분석하는 체계를 만들어, 실패 사례를 감추지 않고 공유하는 문화까지 함께 정착시킨다.
개인 차원의 실행 전략
첫째, 숫자를 보면 사람으로 다시 번역한다. 보고서에서 “방문자 10만 명”이라는 숫자를 보았다면 질문한다. 이들은 누구인가. 처음 온 사람과 반복 방문자는 어떻게 다른가. 무엇을 고민하고 있는가. 데이터를 숫자로 끝내지 않고 행동과 맥락으로 바꾸는 연습을 한다.
둘째, 고객을 평균으로 보지 않는다. 평균 구매액이나 평균 만족도만 보지 않는다. 신규 고객, 충성 고객, 이탈 고객, 고가치 고객 등으로 나눠본다. 평균 고객은 현실에 존재하지 않을 수도 있다. 고객을 세분화하면 평균에서는 보이지 않던 중요한 패턴이 드러난다.
셋째, ‘행동할 수 없는 분석’을 줄인다. 분석 결과를 얻었을 때 스스로 묻는다. “그래서 무엇을 다르게 해야 하는가?” 명확한 행동이 나오지 않는다면 분석 질문이나 지표를 다시 검토한다. 좋은 분석은 복잡한 분석이 아니라 결정을 바꾸는 분석이다.
넷째, 매주 한 번 작은 실험을 한다. 메일 제목, 메시지 순서, 질문 방식, 보고서 표현 등 위험이 낮은 업무부터 두 가지 방법을 시험해 본다. 결과를 기록하고 다음 행동에 반영한다. 데이터 리터러시는 많은 통계를 아는 능력보다 가설–실험–학습을 반복하는 습관에 더 가깝다.
3. 통찰을 위한 질문
Q1. 완벽한 데이터가 없는데 어떻게 의사결정을 내리는가?
저자는 곰에게 쫓기는 두 캠핑객의 비유로 이 질문에 답한다. 곰보다 빨리 달릴 필요는 없다. 옆에 있는 캠핑객보다 한 걸음만 빠르면 살아남는다. 비즈니스도 무위험의 완벽한 결정을 요구하지 않는다. 경쟁사보다 아주 조금 더 나은 가격, 제품, 결정을 내릴 정보만 있으면 충분하다. 그래서 저자는 완벽한 데이터를 확보한 뒤 움직이려는 기업일수록 오히려 뒤처진다고 경고한다. 지금 가진 이름, 거래일, 거래금액 세 가지만으로도 충분히 의미 있는 결정을 시작할 수 있다.
Q2. 데이터 분석을 잘하려면 통계와 머신러닝을 깊이 알아야 하는가?
직무에 따라 다르지만 일반 직장인과 마케터에게는 반드시 그렇지 않다. 저자는 마케터가 모든 분석 모델의 작동 원리를 알 필요는 없다고 말한다. 대신 어떤 방법들이 있고 어떤 비즈니스 문제에 활용할 수 있는지 이해해 데이터 분석가와 연결할 수 있어야 한다. 중요한 역량은 세 가지다. 좋은 질문을 만드는 능력, 분석 결과를 비판적으로 해석하는 능력, 결과를 행동으로 연결하는 능력이다. 분석 기술이 아무리 뛰어나도 질문이 잘못되면 좋은 답은 나오지 않는다.
Q3. 생성형 AI가 데이터 분석을 대신해주는 시대에도 이 책의 메시지는 유효한가?
오히려 더 중요해질 가능성이 높다. AI는 데이터 정리, 패턴 발견, 예측, 분석 보고서 작성 등 많은 분석 업무를 빠르게 수행할 수 있다. 그러나 “어떤 문제를 분석할 것인가”, “이 결과를 믿어도 되는가”, “그래서 무엇을 바꿀 것인가”는 여전히 인간이 결정해야 한다. AI가 방대한 데이터 처리와 반복 업무를 줄이는 데 강점을 갖지만, 데이터가 포착하지 못하는 인간의 감정과 관계, 혁신적 판단은 인간의 몫이다. AI 시대의 데이터 역량은 분석 방법을 많이 아는 능력에서 좋은 질문을 던지고 결과를 해석하며 고객과 더 나은 관계를 설계하는 능력으로 이동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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훔치고 싶은 한 문장
이제 마케팅의 성공과 실패를 가르는 것은 고객 그리고 고객 관계 강화로 이어지는 고객과의 대화가 될 것이다.
함께 읽으면 좋은 책
『린 스타트업』 에릭 리스 지음, 이창수, 송우일 옮김, 인사이트, 2012년
『구독과 좋아요의 경제학』 티엔 추오, 게이브 와이저트 지음, 박선령 옮김, 부키, 2019년
『그냥 하지 말라』 송길영 지음, 북스톤, 2021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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